[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엄청난 기량의 스타들이 즐비한 미국프로농구(NBA)가 작은 동양인 무명선수에 열광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뉴욕 닉스의 포인트가드인 제레미 린(24).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NBA 무대에서 뛰는 것은 더는 낯설지 않다. 부상 때문에 일찍 은퇴했지만 야오밍은 리그 최고 수준의 센터로 인정받기도 했다. 잠깐이었지만 하승진(KCC)도 NBA 코트를 밟았고 지금도 이젠롄(댈러스·중국), 하메드 하다디(멤피스.이란) 등이 아시아 출신으로 NBA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큰 키를 자랑하는 센터들이다. 신체 조건의 덕을 본 경우다. 기량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가드 영역은 아직 벽이 높기만 하다.
그런데 린은 당당히 그 벽을 넘어서고 있다. 191cm로 국내에서도 결코 큰 키가 아니지만 최근 NBA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린은 지난 7일 유타 재즈와의 홈경기에서 혼자 28점 8어시스트를 올려 뉴욕의 99-88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간판센터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부상으로 결장하고 주득점원 카멜로 앤서니도 부상으로 일찍 물러난 상황에서 린이 원맨쇼를 펼친 것.
4쿼터에 린이 자유투 라인에 서자 홈팬들은 그를 향해 'MVP'라고 외쳤다. 르브론 제임스나 데릭 로즈 등 최고의 스타들만이 팬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이날 활약은 5일 뉴저지 네츠 전에서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뉴저지 전에서 린은 36분을 뛰면서 25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뉴욕의 99-9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초반 겨우 1~2분 정도의 출전시간을 얻었던 백업가드에서 일약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역이 된 것.
린은 1970년대 중반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정확히는 대만계 미국인이지만 '린슈하오'라는 중국 이름도 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린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농구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농구선수로선 왜소한 신체조건과 더불어 아시아인이라는 편견은 큰 걸림돌이었다.
결국 농구 명문대학으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지 못한 린은 농구부에 입단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했다. 하버드 대학은 아이비리그에 속한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이지만 농구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린은 하버드대학 농구팀의 간판스타였다. 아이비리그 퍼스트 팀에도 두 번이나 뽑혔다. 하지만 아시아인이라는 편견은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가 경기에서 뛸 때면 상대 팀 응원단은 인종 차별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팀 동료까지도 그를 '칭크(눈이 찢어졌다는 뜻으로 중국인들을 비하하는 말)'라고 불렀다.
아시아 농구 선수에 대한 편견은 NBA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이어졌다. 2010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아무도 그를 지명한 팀은 없었다. 하버드 대학이 농구 명문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린은 포기하지 않고 NBA 섬머리그에 도전했고 기량을 인정받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섬머리그 경기에서 전체 1순위 지명 신인인 존 월을 상대로 13점을 올리면서 강한 인상을 심었다.
지난해 골든스테이트에서 29경기에 나와 평균 2.6점 1.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린은 올 시즌 뉴욕 닉스로 팀을 옮긴 뒤 드디어 잠재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특이한 외모와 경력을 가진 선수로만 주목받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도 NBA에 뿌리내리는 모습이다.
신체적인 불리함과 주위의 편견을 딛고 NBA에서 성공시대를 써나가는 린의 스토리는 국내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입력 12.02.08 12:51
p.s 기사를 보고 스포츠 뉴스에 나오길래 동영상 찾아봐서 같이 첨부함. 게시판의 이기능 저기능을 써보고 싶어서리...^^
'스포츠 이야기 > Spor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좋아하는 김연아 프로그램... (0) | 2012.03.06 |
---|---|
제49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용산중 위주) (2) | 2012.02.28 |
제49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안양고 위주) (0) | 2012.02.24 |
KGC인삼공사 新돌격대장 김태술, HE'S BACK! (0) | 2012.02.11 |
김태술, 8시즌만의 ‘50% 3점슛왕’ 달성할까? (0) | 2012.02.09 |